▣우산정사 한옥의 향기/우산정사 포토사랑방 72

부지깽이에도 새순 돋는 봄날에...딱새는 날아가고

예부터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더니 내가 고희가 되어보니 인생칠십처처일( 人生七十處處溢)이더라. 나를 포함 인생칠십 애늙은이들이 곳곳에 넘쳐나더라 새벽이든 황혼이든... 부지깽이에도 새순 돋는다는 이 좋은 봄날에 담장밑에 진달래 피고 몇년전 소백산 입구 새밭마을에서 꺽꽂이 해온 미선나무도 꽃피우고 수도가에 돌단풍이 돌덩이와 어우르고 복수초도 아침마다 꽃망울 터뜨리고 온갖 봄꽃들이 앞을 다투는데 아침에 문을 열어보니 마루에 딱새한마리가 푸른 하늘이 비친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 기절해있는데 병뚜껑에 담아준 물을 마시고는 한참을 목운동 한후에 봄하늘로 날아갔다. 세월이 흐르니 집벽에 그려놓은 벽화와 기둥에 써붙인 주련이 풍화에 색이 바래고 낡고 찢어졌다. 이번에 한번 더 써붙이고 다음부터는 나무에 서각해..

사뿐히 즈려밟Go~

한 겨울 12월 중순에 봄꽃이 피었다. 앞마당 정원에 자주색 샤프란이 철 모르고 피어나더니 몇번의 얼어죽을 고비를 넘기고 만개했다. 꽃말처럼 뜻하지 않은 "기쁨"을 주고 있다. 몇년전 참나무 땔감더미에 묻어온 돌배나무를 잘라서 디딤돌을 만들었다. 발 디딜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서각을 했는데, 소월의 시귀중 "사뿐히 즈려밟go"를 넣었다. 우산정사 한옥펜션 내 방에서 누마루 오르는 곳에 놓은 디딤돌이다. 겨울 손님들을 위해서 가을부터 시작한 바베큐장 두곳(장락, 불로문) 바람 가림막을 추워지기전에 완성했다. 허전했던 지붕에 기와도 올리고, 사방이 트였던 벽을 폴리카보네이트와 블라인드 등을 곁들여 바람을 막았다. 난로는 못 놓아도 큰 바람은 막아주려니 겨울에도 바베큐 하시는(부득불) 분들에게 낯이 조금 설것 ..

무량수전의 공포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한옥펜션 우산정사의 후문에 간판을 세워야 하는데 어떤 방식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부석사 무량수전의 공포를 차용한 외기둥을 세우고 간판을 달기로 했다. 공포란 전통목조건물에서 기둥위에 위치하면서 지붕의 하중을 받는 목부재들의 짜임을 말한다. 실용적이면서도 심미적이기도 하다. 공포는 아름답다. 아래는 부석사 무량수전의 공포(주심포) 사진이다. 기둥 위에만 공포를 놓은 것을 주심포 형식이라고 한다. 다포 형식은 기둥과 기둥사이에도 공포를 놓은 것을 말한다. 작업은 많이 했지만 간단한 공정사진으로 대체한다. 1 기둥을 세우고 주두를 놓고 소첨차+살미(1공)을 놓았다 2 소로(사갈 1개, 이갈 4개)를 놓고 그 위에 대첨차+살미(2공)을 짜 놓았다 소백산쪽 한여름 하늘이 맑기도 하다 3 그 위에 다시 소로(사갈 3..

산천 10년이면 강산이, 귀촌 10년이면 우편함이...우산정사

산천,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귀촌, 10년되니 우편함이 변하네 귀촌후 처음 만들었던 우편함이 낡아 새로 만들어보았다. 새로 만든 우편함은 한옥, 궁궐 등 전통건축물의 지붕의 하중을 받는 부재들의 짜임인 공포 형식으로 만들었다. 기둥위에 주두를 놓고 소첨차, 소로, 대첨차 까지만 만들었다. 시절은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에서 열음을 닫으려 하고 있다. 마당에 족도리꽃(풍접초)이 해어스름 무렵 시원함에 살아 난다. 올해는 펜션 홍보일에 너무 등한시 했지만 그도 한 세월. 단양한옥펜션 우산정사 010-9170-0823

미국땅 미시간에 세운 천하대장군

미국 미시간주 로체스터힐에 있는 작은 아들네 집에서 "미국 한달살기"하는 중에 집뒤뜰에 두그루의 고사목이 있었는데 아래 사진 우측에 보이는 측백나무 고사목은 엔집톱으로 잘라내고 뒤뜰끝에 높게 서있는 가문비 나무 고사목이 무언가 주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나와 나무와의 며칠간의 무언의 대화 끝에... 미국땅에 의미있는 작품을 하나 만들기로 소통했다. 이국만리 머나먼 타향에서 우리 아들네 가족을 보호해주십사 하는 염원을 담아 엔진톱과 끌하나(공구점에서 구입)로 "천하대장군" 서각을 시작하여 틈틈히 시간을 내어 완성했다. 이웃집 던 아저씨가 빌려준 사다리를 놓고 올라 줄로 몸을 지탱하며 작업했다. 페인트점에서 "손녀와 함께 상의해서 고른 색"으로 칠을 했다. 사파이어 푸른색을 바탕으로 썸머우드 색으로 글..

벽화가 아름다운 한옥, 단양 우산정사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 동요 유지영 작사, 윤극영 작곡 사물재(별채) 동쪽벽에 모란을 그렸는데 수채화 물감을 사용했더니 몇년 사이 색이 많이 바랬다. - 처마 밑이지만 바람 영향을 받은듯... - 단양 평생학습센터에서 "나의 첫 아크릴 페인팅" 과정[강사 : 최미희리 화백님]을 수강하고 있는데 다음주에는 만사 제쳐두고 아크릴물감으로 이 벽화부터 다시 채색해야겠다. 직방재(홍실) 남측, 머루 잎새 그늘진 흰벽에 연꽃을 피워본다. 연필로 스케치 한 다음 바림기법으로 색을 더했다. 잠자리 한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얼마후 이 자리에 조그만 창고를 짓고 나니 연꽃이 실내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 연꽃 벽화가 있는 자리에 창고를 짓고나서 외벽에 복(福)자 모..

우산정사 편액 서각

충북 단양군 가곡면 대대리에 한옥을 짓고 어느덧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年矢每催(년시매최)라고 해마다 화살처럼 빠르게 세월을 재촉한다. 당호를 우산정사라 하였다. 한옥펜션으로 운영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던 '우산정사' 편액을 만들었다. 몇년전에 샀던(창고에 보관) 은행나무 판재(가로 160cm, 폭 32cm)에 시작했다. 편액 좌측에는 나의 본관인 단양 禹字를 넣고, 한글로 우산정사를 새기고, 가운데에는 한자와 영어로도 우산정사를 새기고 우측에는 노자의 도덕경 제8장 약수편에 나오는 그 유명한 상선약수를 새기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뜻의 핵심을 새기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거선지(居善地) 심선연(心善淵) 여선인(與善仁) 언선신言善信) 정선치(正善治) 사선능(事善能) 동선시(動善時) 취미삼아 ..

꽃보다 인생 - 궁편에는 일장춘몽을, 채편에는 일지매를...

꽃보다 인생 사물놀이 공연을 하다보면 장구가 데구르르 굴러가기도 한다. "난감하네~" 장구받침대를 만들어 보았다. 궁편에는 인생일장춘몽을 쓰고 채편에는 매화꽃을 그려 넣었다 안개꽃 핀 마당 그늘에서 집짓고 남은 자재를 골라 자르고 뚫고 갈고 옻칠까지 해서 열입곱쌍을 만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