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乙巳) 2025년 입춘첩을 써보았다.
작년에 한옥대문, 솟을대문을 짓고 처음으로 대문에
立春帖을 써 붙였다.
입춘대길 (立春大吉)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건양다경 (建陽多慶)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용호(龍虎)도 써서 붙였다.
- '용이 오복을 가져오고 호랑이가 삼재를 몰아낸다'는
- 용수오복(龍輸五福), 호축삼재(虎逐三災를 뜻한다.
그밖에 많이 쓰이는 입춘첩 문구들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 부모님 오래오래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라.
수여산 부여해 (壽如山 富如海)
- 산처럼 오래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 (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 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우산정사 대문 중앙을 판문으로 하지 않은 이유
- 대문 중문을 띠살로 했더니 바람을 많이 타서
저 위 호랑이 글씨가 바람에 날라가서 다시 써야겠다.
이곳 단양에 귀촌을 하고 한옥을 지은지 어느덧 10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사람들(친척들, 지인들, 우산정사 펜션 손님들 등)과 대문에 대한 소통을 했는데 대문을 권하는 사람보다는 "대문을 하면 답답할 것 같으니 그냥 두는게 좋겠다"는의견들이 조금 더 많았다.
대문 짓기를 결심하지 못하고 10년이나 지난 것은 나로서도 여기저기 대문한 집들을 보면 대부분의 한옥대문이 쓸데없이 웅장하여 과분수 같은 머리를 하고 전부 막혀있으니 답답한 측면도 있고 (일부는 너무 허접하고)시골에서 밖이나 안이나 서로 자연으로 소통하는 것도 좋은 부분이 있어서였다.
그러다가 누군가 우리 집앞에서 아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어떤 사건이 있어서 "그래 대문을 하자." 그냥 대문이 아닌
너무 과하지도 너무 모자라지도 않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나름 예쁜 대문으로 하기로 하고 많은 연구와 공부를해서
부석사의 공포를 본딴 살미와 첨차를 가미한 4단 공포형 솟을대문 형식으로 직접 Diy로 짓게 되었다.
(설계~자재구입~치목~준공)
솟을삼단에서 왼쪽 문은 간판으로, 오른쪽은 출입용 판문으로 했고, 중앙문은 (대부분 판문으로 하지만) 팔각띠살문으로 하여 안과 밖으로 바람과 시선이 함께 넘나들도록 했다. 한옥학교 동기님들 칭찬중에 어느 분이 "세상에 하나뿐인 민가 대문일거라고 했다. 궁궐에서나 볼수 있을..."
입춘첩이 대문자랑으로 흘렀네~
입춘, 4일이 지난 오늘도 단양에 대설이 내리고 있다.
단양 우산정사 한옥펜션 숙박문의 HP 010-917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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