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정사 한옥의 향기/실전 -우산정사(宇山精舍) 한옥짓기

한옥 짓기 10. 초석 놓기 (주춧돌 공사)

woosanje 2013. 12. 27. 21:54

단양으로 이사하여 귀촌의 초석을 놓았다

 

한옥짓기 10. 초석 놓기

 

초석, 즉 주춧돌은 기둥을 밑에서 받치는 돌로서,

목조 건축에서 지면의 습기를 차단해주고, 집의 하중을 땅으로 분산시킨다.

만사에 초석은 기본이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하다.

 

서양 건축가들이 보고 기절초풍한다는 한옥의 초석공사.

누군가 프랑스에서 한옥을 짓고자 했으나 건축허가가 쉽게나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다

초석위에 기둥을, 아무 고정장치도 없이 덩그마니 올려놓는 공법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하는 수 없이 기둥과 초석을 볼트로 고정하는 것으로 보완하여 허가가 났다고 한다. 

한옥은 돌위에 기둥을 그냥 세워놓고 그 위에 지붕을 그냥 얹어놓은 심플한 건축물이다

그래도 한옥은 천년을 간다.

 

1. 초석 선택 - 자연석 막돌

옛날에는 초석으로 자연석 산돌을 많이 썻으나 요즘은 화강암 가공초석이 대세다.

단양한옥마을에도 초기에 지은 집들을 비롯하여 대부분 최근의 트랜드에 따라 화강암 가공초석을

사용한 집이 많으나, 몇몇 집들은 자연석으로 초석을 놓았다. 각기 일장일단이 있으나

나는 처음부터 구상한대로 산과 들, 흙과 바위에 어울리는 자연석 막돌을 선택했다.

 

이곳 단양한옥마을 박영일 추진위원장에게 자연석 초석 조달을 부탁했고 비용은 화강암 가공초석과

같은 수준이 들었으나, 추후 기단앞 댓돌로 쓸수 있는 커다란 평석 몇개와 여분의 돌을 서비스로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이상균 교수도 현장에나가 좋은 돌을 골라 주었다고 한다. 두분께 감사한다.

 

2. 부지 정리 (12월 17일)

 집터 주변에 추후 기단과 마당공사에 쓰일 잡석, 흙 등을 어수선하게 부려놓아, 원할한 공사를 위해

포크레인을 불러 정지작업부터 하였다. [장비사용료 1일 / 45만원 지급]

 

3. 초석공사 (12월 18일)

이사 준비하느라 초석공사에 참석치 못했다. 대신 이상균 교수가 단양한옥학교 11기 학생들과 함께

초석공사를  잘 해놓았다.

-자연석 초석에 십반먹을 놓은 모습

 

ㅇ초석공사 하는법

1. 초석이 놓일 기초자리에 가로 세로 기준실을 띄운다

2. 초석에 심먹을 놓는다 (위 십반먹 사진)

3. 기초자리의 기둥이 놓일 지점 수평을 본다 (Level 측량기) / 22개소

4. 규준틀을 설치한다. (수평을 본 결과, 가장 높은 지점 기준으로 초석높이와 약간의 여유를 두고 표시)

5. 규준틀에 같은 높이로 표시를 하고 가로, 세로 직각으로 실을 띄운다. -"청명 본다"고 한다 -

6. 실을 기준으로 초석의 높이와 가로세로 직각을 맞추어 쐐기, 돌 등으로 고여 맞춘다

7. 마지막으로 미장용 시멘트로 고정시킨다.

이제 굳은 다음에 기둥을 올리면 된다. 

 

4. 장초석 주문

집 한켠에 조그만 누마루를 하나 들이는데 장초석 1개가 필요하다

이렇게 특별히 주문하는 경우에는 도면으로 주문해야 착오가 없다고 한다

이상균 교수가 그려준 도면에 의거 대송주택 안윤호 사장에게 장초석 1개를 의뢰했다

 

 

- 창덕궁 낙선재 누마루의 장초석(사진)은 각각 윗면이 43cm, 아랫면이 50cm인 사각기둥이고

높이는 1m 15cm이다.

- 우리집 장초석도 같은 형태, 높이는 같으나(115cm), 상하면의 폭은 비율미를 감안하여

윗면 40cm, 아랫면 52cm로 했다.

 

5. 목공사 준비중

현재 단양한옥학교에서 11기 학생들이 우리집 목부재를 열심히 치목중이다

2월초부터 목공사를 시작하여, 3월말까지 지붕공사(기와 올리기 직전 단계)를 마무리할 공정계획이다

그후 4월초에 기와를 올리고 2014년 가을에 준공을 목표로 후속 공정이 이어지게 된다.

 

 

 

귀촌하고보니 고드름도 가까워진다

소백산 자락의 단양한옥마을로 이사 왔다(12월 20일)

우리 7기가 지은, 정광오씨 댁 한옥으로 이사해서 겨울을 나는데 월세다.

한해 동안 집을지어 얼른 이사해야 하는데...

어수선한 중에 차차 자리가 잡혀가는데 전입신고에 이어, 차량주소이전, 양도세,

은행업무, 사업자, 국민연금업무 등 많은 일들이 날을 다투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소백산을 보려고 방문을 여니, 간 밤에 눈이 왔고 고드름도 달려있다 

여기는 낮에도 한적하고 밤에도 한적하다. 서울이 아니다.

 

 

어제는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더니 대답할 새도 없이 확 열어제친다. 

우리부부는 정말이지 깜짝놀랐다.

다용도실 세탁기 놓을자리 수도공사 하러 온 사람이다

시골 정서를 새삼 느낀다. "그래, 서울이 아니잖아~"

산도, 들도, 하늘도, 인심도 다 열려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