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단독종주/백두대간 산행기

백두대간 제15일차 고치령~소백산~죽령 / 활인산 소백산

woosanje 2009. 6. 12. 14:59

2009.6.7(일) 제15일차 백두대간 고치령~죽령 24.83km /활인산 소백산 풍경


▶ 날짜 : 2009. 6. 7(일) [흐리고 맑음]

▶ 구간, 거리, 소요시간 : 고치령~죽령 24.83km, 11시간30분 (06:10~17:40)

* 고치령-(2.8km)-마당치-(8.27)-국망봉-(3.08)-비로봉-(4.43)-천문대-[제2연화봉]-(6.25)-죽령

▶위성지도 - 백두대간 1,600km, 남한구간 790km중 누계 332.06km 남진.




▶백두대간 남진 구간표 

▶ 산행포인트 * 국망봉의 시야 * 활인산 소백 * 소백산 야생화 * 소백산 장이역장 * 도의 파자

▶ 포토 산행기 준비도 없이 나섰던 산행이 어느덧 15차에 걸쳐 332km를 지나왔다 남진구간 790km의 절반에 가까워진다. 꾀가나서 산행기를 작성하는데 차일피일 하다가 후딱 해치우게 된다. 아득한 공간과 시간에서 어느 날 홀로 떨어진 인간은, 혼자서는 살지 못하는 인간세상의 구조속에서 아둥바둥 어울리며 살아가려고 발버둥 치다가 결국은 홀로 되어 돌아간다. 어차피 혼자 가는 것을... 오늘은 이름붙은 명산이라고 해서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수도 없이 많은 인파에 섞여 산행을 하는건지 모르게 그저 함께 흘러갔다.


[산속의 텐트 머리맡에 날이 밝았다]
1인용 A형 텐트를 웹쇼핑 주문했더니 앞뒤가 모기장으로 되어 있어
비바람이 그냥 통과한다. 여름엔 시원하겠고 나머지 철은 춥겠다.
지난 밤은 딱다구리 소리인지 산령각에서 굿하는 소리인지 내가 코고는
소리인지 분간 못할 소리를 간간이 들으며 자다보니 날아 밝았다 05시
아침을 해먹고 짐을 꾸려 출발하니 06시 10분 

백두대간 고됴표 고치령-죽령 

[고치령 들머리 770m] 고치령 양쪽에는 목장승들이 서있다. 사진은 소백산 가는 길에 있는 상월봉 방향의 들머리 소백지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대장군이 있다.

[금창초] 산속의 아침은 언제나 젖어 있다 들머리에서 936봉 헬리포트를 지나 마당치 가는 길은 운무속에 올라 갔다 이슬에 옷과 장비가 젖어 든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목말라 하는 산과 들의 풀나무에 수분을 보충해 주는 자연의 지혜려니...

[마당치 910m] 고치령에서 형제봉 갈림길을 지나 1시간여를 올라오다 잠깐 내려서니 넓은 고개 마당치 이정표는 나무처럼 서서 새목 가는길, 형제봉 가는길,국망봉 가는길을 가리키고 서있다

[함박꽃] 입다문 함박꽃에 이슬이 맺혀있다 철쭉이 지고 난 6월초의 이때는 함박꽃이 한철이다.

[감자난초] 소백산 역시 많은 야생화들이 산객의 발목을 잡는다 감자난초도 애기나리도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다 들어줄수는 없다.

백두대간 지도15. 고치령~소백산~죽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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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치령~국망봉

 

국망봉~죽령

 

[애기나리] 이슬 맺힌 애기나리에 거미줄이 쳐져있다. 백두대간 마루금 걷는 길은 어떻게 보면 거미줄과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등로를 따라 걷다보면 수많은 거미줄이 얼굴에 달라붙어 입에도 눈에도 들어온다. 거미는 너무 큰 먹이감이 거미줄을 걷어가는 것을 아쉬월 할까? 한탄할까?

[오른쪽 단양 영춘과 가곡면쪽에서 올라오는 단체 산행객들] 늦은맥이 고개에 떨어지니 보이지 않던 산객들이 일시에 몰려든다 여기서 가까운 단양쪽에서 단체로 올라오는 산행팀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홀로 내려서는 대간꾼을 유심히 쳐다본다. 나역시 떼로 올라오는 사람들을유심히 바라본다. 눈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색깔있는 유심의 눈으로 오욕칠정이 묻어있다. 중생의 눈이다. 그 둘은 색깔없는 방심의 눈으로 세사에 흥미가 없다. 광인의 눈이다. 그 셋은 색깔이 있어도 없어도 전혀 관계치 않는 무심의 눈으로 초월의 눈이다.

[늦은맥이재 1,264m] 소백산 국망봉이 멀지 않았다. 2.1km 상월봉은 더 가까이 있다 0.9km 단체 팀이 앞뒤로 압박해 온다. 사회에서 물린 세상사람 구경을 산에서도 실컷하게 되었다.

[앵초] 태백산부터 시작된 앵초가 소백산까지 점령하고 있다. 앵초도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다.

[미나리아제비] 드디어 상월봉 갈림길에 올라서니 탁 트이는 시야 상월봉쪽으로도 국망봉쪽으로도 넓은 잔등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부터 국망봉을 지나 비로봉 가는 길은 미나리아제비꽃과 쥐오줌풀꽃이 마루금 곁에서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국망봉 방향] 소백산은 활인산이라고 한다. 조선 명종때의 격암 남사고 선생이 소백산을 지나다가 말에서 내려 절을 하며 소백은 활인산이라고 했다고 한다.(남사고 선생은 도가의 거장이라고 한다) 왜 소백을 활인산이라고 할까? 소백산의 산금은 우주에서 노니는 소의 잔등처럼 넓디 넓은 품을 보이고 있으며 돌과 물이 계곡에 치우쳐 있어 높은 곳은 포근한 흙산으로서 살기가 적다고 한다.

[쥐오줌풀] 국망봉 방향을 배경으로 쥐오줌풀 사진을 클로즈 업 했다. 꽃이 산보다 크다.

[국망봉] 국망봉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지만 차치하고... 퇴계 선생님의 글에도 "국망봉"을 지나시면서 철쭉으로 이어진 십리 산길을 마치 비단병풍인듯 하다고 하셨다.

[비로봉 방향 전망] 과연 소백은 활인산이다. 국망봉에서 비로봉 쪽을 바라보았으나 운무에 가려 있지만 넓은 품이 마치 어느 섬풍경을 보는듯 하다. 소백의 품은 넓다. 누구나 다 안아준다. 소백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가다가 산을 만나면, 나무처럼 서서 자유를 꿈꾸고 바람이 가다가 들을 만나면, 풀잎처럼 누워 거역을 거역하고 바람이 가다가 강을 만나면, 물처럼 흘러 최저에 이르고 바람이 가다가 사람을 만나면 마음처럼 변해 신도 되고, 야수도 되고 바람이 가다가, 바람을 만나면 바람처럼 사라져 허공이 된다. /宇山

[국망봉-비로봉] 소백의 우측은 단양이고 좌측은 영주이다.

[훈련중인 군인들] 비로봉 가는 길에 만나는 많은 군인들 훈련코스를 잘 정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젊은 군인들은 힘들지만 생기가 있고 늙은 군인들은 힘들고 기력이 없어 보인다. 나이든 직업군인들이 안쓰럽다. 제대후 군대가는 꿈을 꾼적이 있다 "저 군대 갔다 왔는데요?" "마, 요즘은 두번 가야돼!!!" 아이고~ 하고 깨어났지만 이제는 군대의 추억이 정감있게 다가온다

[세잎, 세꽃잎의 연령초] 연령초는 잎사귀도 셋, 꽃이파리도 셋으로 특색이 있다 한 산객이 열심히 찍고 있다. 나는 간단히 두장을 담고 물러섰다. ***군대 이야기1*** 군대를 누가 가고싶어 가나 영장이 나와서 할수 없어 가지 제대장이 있어야 취직도 하고 제대장이 있어야 장가도 간다. [내가 군대가기전 어렸을 때 불리던 노래이다]

[물참대] 요렇게 이쁜 꽃 이름을 몰라 하였더니 시마을 고당산인님이 가르쳐 주셨다. ***군대 이야기2*** 갑자기 군대이야기로 넘어가네~ 어느 소녀가 묻거들랑 전선으로 떠났다고 전해주오 남긴말 없더냐 묻거들랑 고개 사알짝 저어 주오 돌아서며 울거들랑 그도 울며떠났다 전해주오.[막 군대갈 무렵 읽었던 글이다]

[광대수염] 광대수염을 가까이 보면 정말이지 수염도 나고 광대처럼 닮았다. ***군대 이야기3*** 어머님 가나이다 아버님 좋이겨오 나라이 부르시니 이몸을 잊었네다 내년의 이시절 와도 기다리지 마소서. [역시 군대갈 무렵에...]

[꽃개회나무] 이 꽃은 아직 다 피지 않은 듯한데 다피면 또 몰라 볼듯... ***군대 이야기4*** 일선에 계신 오빠 기쁜 소식 받으세요 올가을 제대 하면 오빠 장가 보내시고 춘삼월 꽃이 피면 저두 시집 보낸데요 오빠는 좋겠지만 나는 부끄러워~~~[군대에서 보았던...]

[비로봉 반대편 운무] 비로봉 가는 길 좌측 영주 순흥방향의 운무 ***군대 이야기5*** 이십대 나이라며는 군발이에 해당자 정든 그녀 홀로두고 전선으로 왔노라 자유없는 호속에서 그녀가 그리워 제대하는 그날까지 행복하게 살아주오 [군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노래 1절]

[백당나무] 지난 도래기재에서부터 백당나무가 간혹 보인다. 꽃잎도 손바닥 만하게 크고 아주 신비스럽게 생겼다.

[누른종덩굴] 종덩굴이네 검은종덩굴이네 하는 것을 말로만 듣다가 담은 사진이 누른종덩굴이라고 한다. 내심 검은 종덩굴꽃을 기대하며 풀섶을 보며 걷다가 바로 길가에서 누른 종덩굴을 만났다. 이 꽃의 씨방도 그렇게 아름답겠지... 지난 여름 으아리꽃 씨방인지 종덩굴꽃 씨방인지 논란이 분분했던 때가 있었다.

[점심 먹는 산행객들] 비로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풍경 여기 저기 산객들이 점심을 들고 있다. 오고가는 산객들을 지나치다 보면 여자고 남자고 술내음이 확 끼치는 경우가 많다. 많다기 보다는 거의가 다... 산이 좋아 오는 건지 술이 좋아 오는 건지 (어느 재미있는 대간꾼이 단체 산행객들을 묘사한 말- "술 쳐드시러 오시는"...)

[덜꿩나무] 가을 산행에 만났던 덜꿩나무 열매는 빨갛게 익어 있었는데(산수유를 많이 닮음) 바로 요렇게 꽃을 준비하여 개화하고 터뜨려 열매 맺나 보다.

[비로봉 가는길의 미나리아제비] 오늘은 미나리아제비의 디바가 나를 유혹하기로 작정이나 한듯 가는 걸음마다 아는체를 했다. 꽃 넘어로 보이는 저 능선위를 걷는 사람들이 가물가물하다.

[소백의 능선1]

[비로봉 가는 소백의 능선2] 소백은 넓다 서산대사님이 -금강수이부장(金剛秀而不壯) 지리장이불수(智異壯而不秀)- 금강산은 빼어나지만 장엄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장엄하지만 빼어나지 못하다고 하셨지만 그것은 묘향산을 좋아하셨던 대사님의 말씀이다 (묘향은 수이역장이라 하셨지...) 소백산을 보니 소백은 장엄하고 장엄하다 [소백장이역장-小白壯而亦壯]

[비로봉 사람들] 비로봉에 올랐다. 산 정상인지 시장바닥인지 모르겠다 그동안의 외로웠던 산행길을 생각하면 한편 반갑기도하다 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게되다니... 고독한 산행길에 망상,공상,허상에 젖어 걷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니 금방 산을 잊게 된다. 사람과의 부대낌과 사회성이 나온다.

[깃발을 든 산행팀] 주목관리소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사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으로 발뒤꿈치가 밟힌다. 여기는 깃발을 든 산행팀도 있다. 아마도 5-60명은 되는듯 하다 나폴레용이 부하들을 이끌고 알프스를 넘었을 때도 이렇게 요란하지는 않았을 듯 싶다. 코리아의 고선지 장군이 파미르 고원과 힌두쿠시 산맥을 넘어 72개국을 정복하고 중앙아시아까지 점령했더라니 그 후예들의 기상이 대단하다.ㅎㅎ

[미나리아제비꽃] 여기서 얘들이 또 보아달라고 한다.

[인동덩굴] 인동이라 얼마나 참고 참아 피어 올리는것인가 이틀간 50km를 걷자니 열량이 달려 힘이 든다. 앞으로 1박2일간의 산행에는 칼로리 높은 먹거리를 많이 준비해야겠다

[제1연화봉] 제1연화봉 이정표 산객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중에 점점 걸음이 느려진다 이러다 오늘 서울 못올라갈라, 힘을 내야지...

[소백산-연화봉 가는 길] 제1연화봉에서 소백산(연화봉) 가는 길의 풍경 소백의 산허리가 길게 꼬리를 내어 휘어진다. 나도 수많은 산객들을 따라 내려가며 소백의 산허리를 자근 자근 밟아주었다 신령님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아 그래, 시원하다~"

[연화봉에서 바라 보이는 천문대] 천문대를 바라보니 별이 보고싶다 일반인에게는 천문대를 예약 개방은 해도 역시 천체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고 한다. 지난 여름 설악산 공룡능선, 신선대에서의 별헤던 밤이 생각난다.

[연화봉] 소백산(연화봉)에도 인산인해 정상 표시석만 놓고 사진 찍을 차례가 도저히 오지 않을듯 하다. 지난 구간에서 간혹 만나던 사람들에게는 독사진도 찍어달라고 했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다보니 그럴 엄두도 안난다. 어느 한팀이서 둘이서 찍고 셋이서 찍고 넷이서 찍고 바꾸어서 찍고 혼자씩 다 찍고...

[죽령 가는 길옆의 천문대] 세상 인심이나 산 인심이나 사람이 있는 곳은 똑같다. 그렇게 많던 산행객들이 하나같이 희방사쪽으로 하산한다. 지금 이시간 백두대간길 죽령 하산 길을 걷는 산객은 오로지 나혼자다. 군중은 군중스럽다. 소백산, 천문대 갈림길에서 시간을 보니 오후 네시, 죽령까지 남은 거리 7km 죽령에서 단양가는 버스 막차 17:55분, 두시간내에 주파해야 하는데 산길 평균속도는 고도의 난이도에 따라 시속 2km~3km이다 다행히 죽령까지는 임도로 되어있는 넓은 길이라 하니 속도를 내본다. 제2연화봉을 지나 거의 다 내려오며 보니 앞서가는 몇몇 산행팀을 보게 된다. 이리로 내려오는 산객들도 있었네~

[죽령] 한계령을 제외하고는 지나온 고개마다 외롭게 홀로 내려 섰는데 이곳 죽령에도 사람들이 많다 5분후에 단양 버스가 도착한다. 죽령에 대나무는 없었다 어느 고인이 말하기를 단양 대강면 장림리와 이곳 죽령을 두고, 장림도 죽령도 없다고 했다 장림부장림 죽령부죽령(長林不長林, 竹嶺無竹嶺)

숙제 하나를 마치며. 道에 대해 破字하여 만들어본 오래된 영상을 올려본다.


▶ 근산 : 2009.6.7(일)  

* 전날 고치령에서 야영후 06:10에 산행시작 ▶ 산행 : 06:10 ~ 17:40

* 고치령(770m)– 마당치(1021) – 늦은맥이고개(1216) – 국망봉(1420) – 비로봉(1439) – 제1연화봉(1394) – 제2연화봉(1357) - 죽령(689m) ▶ 이산 * 17:55 시외버스 - 단양 18.20 [막차] 18:25 고속버스 - 동서울 22:00 [막차]

막차는 쓸쓸하다.

宇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