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단독종주/백두대간 산행기

백두대간 제10일차 백복령~청옥산~댓재/해동삼봉(고적대,청옥산,두타산)

woosanje 2009. 4. 5. 13:50

2009.4.3(금) 07:00-21:30 백두대간 구간종주(10일차) 백복령-댓재 29.1km / 해동삼봉 -고적대, 청옥산, 두타산행 (14시간 30분)


[하늘에도 없는 꽃...]

이 구간은 백두대간 백미 코스중의 하나로서 절경비경으로도 손꼽히며, 길고 험하여 난코스로도 손꼽히는 1,400m를 넘나드는 고적대-청옥산-두타산을 지나는 마루금이다 백복령(780m) - 07:00 -"아리랑의 고장 정선입니다"-내가 타고온 버스가 백복령을 내려가는 모습 백복령은 한약재로 쓰이는 백복(白茯)이 많이 나와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요즘은 산경표에 나와 있는 백복령(百福嶺)으로 부른다고 한다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은 속이 하얀 것을 백복, 붉은 것을 적복이라고...

백복령 들머리에서 치고 오르면서 832m봉, 987m봉을 지나 1022m봉이 보인다. 대간길은 한 봉우리 오르면 오른만큼 내려가고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한다 고도가 뚝 떨어지는 고개(령,재)에서 올려다 보는 산은 언제나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고도표1

고도표2

1,022봉을 넘어 내려가는 산길은 산죽(조릿대)이 금강 적송과 숲을 이루고 있다 백복령-댓재 구간은 29.1km로서 많게는 15시간 까지도 걸리는 구간인데 12시간이면 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작하였다가 어려움을 겪었다 날씨 좋은 것만 생각했지 주초에 내린 눈이 산길에 녹지 않고 쌓여있을줄 몰랐다 발길을 더디게 한다.

전망대를 지나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작은 봉우리에 있는 소나무-분재 같다

원방재로 내려가는 경사면에서 바라본 맞은편, 곧 내가 걸어야 할 상월산 일대 산세가 수려하다. 굽이 굽이 흘러가는 물과 같다. 사진 한폭에 다 담지를 못하니 아쉽다

드디어 원방재(730m)에 내려서면서 시계를 보니 9:40 (2시간 40분 소요-많이 걸렸다) 내 시계는 같은 팀 직원들이 석별의 정으로 마련해준 독일제-시계,고도계,기압계, 온도계 등 아홉가지 기능이 있는 산악용 시계이다 시계를 보며 고도를 확인할 때마다 함께 했던 그들 얼굴이 떠오른다.

백두대간 지도10. 백복령~청옥,두타산~댓재

※ 사진 클릭하면 원본 확대 (다른이름으로 저장하여 사용)

 

백복령~갈미봉 

 

갈미봉~댓재

 

상월산을 향해 오르면서 돌아본 지나온 능선 -멀리서 보니 산은 붉지만 산길에는 눈이다.

상월산970m(대간꾼들이 말하는 상월산)에서 휴식(간식)타임 - 10:20 나는 보통 대간길에 크게 세번 쉰다. 10시 전후, 13시 전후, 16시 전후. 쉬면서 간식과 점심, 그리고 산행길 점검

상월산 가는 길의 금강적송-올려다보며 팔을 둘러 안아 보았다 "솔이 솔이라 하니 무슨 소나무로 여기느냐 천길 절벽에 낙락장송이 내 그로다 길 아래 초동의 낫이야 걸어볼 수 있으랴" 조선시대 기생 송이(松伊)의 시조다

산림청에서 말하는 상월산(980m)을 지나면서-11:10

이기령(810m)-여기까지 11km (11:25) 백두대간 리본들 - 그중에 하나 "산을 닮아가는 사람들" 여기서부터는 줄곧 왼쪽으로 무릉계곡 가는 길의 이정표가 따라 다닌다.

이기령에서 1,143m봉을 지나 갈미봉을 향하면서 보이는 청옥산, 두타산 마루금 왼쪽이 두타산, 오른쪽이 청옥산-장쾌하다. 강물같다. 왜 갑자기 삼국지를 번역한 월탄 선생의 글귀가 생각나는 것일까? "굽이굽이 흘러서 동으로 가는 긴 강물 영웅들의 훙멍성쇄 다 가져가 버렸네"

갈미봉(1,260m) 정상을 지나 보이는 기암괴석

고적대 가는 길의 바위군상.

되돌아본 갈미봉(1,260m)- 갈미봉은 남진중에 보이는 모습보다는 북진중에 보이는 모습이 절경이다-저렇듯 끝이 두갈래로 갈라 보인다고 해서 갈미봉...

드디어 고적대(1,354m)-여기까지 17.25km (15:10) 멀리 두타산이 보인다.

고적대에서 바라본 서쪽 능선들

망군대(망경봉)-조선조 인조때 명재상 이식이 인근 중봉산에 은거하면서 이곳에 올라 임금이 있는 서울쪽을 바라보았다는...

청옥산을 타고 올라 두타산쪽으로 휘어 감기는 백두대간 마루금... 잔설이 실처럼 이어있어 내가 갈 길을 백묵으로 표시해 놓은 것 같다 아 저 마루금이 산객을 설레게 한다

고적대에서 내려가는 길에 되돌아본 고적대와 갈미봉쪽 지나 온 능선...

연칠성령과 돌탑

오늘 구간중 가장 높은 봉우리 청옥산(1,404m) - 16:20 갈미봉, 고적대, 청옥산을 오르면서 경사면에 쌓여있는 잔설때문에 힘은 더들고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다 이번 눈이 온후, 전인미답의 산행길을 걸어왔는데 다행히 청옥산부터는 그 누가 왔다 되돌아 갔는지 두세개의 발자국이 이어져있어 길이 쉽다

뒤돌아 본 청옥산 하늘에 어느 덧 해는 기울어 산머리에 닿아있다

문바위를 지나 박달령에 내려서니 고도차가 300m나 떨어졌다 다시 올라가야 하는 두타산과 눈을 맞추니 아찔하다 두타산 정상에 거의 다 올라 바라보이는 태백산 일원

털어버려라-두타산(1,353m) 여기까지 22.8km / 18:20 -내가 찍은 아래 사진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다시 가서 찍고 싶다) 頭陀는 석가의 제자 마하가섭이 의식주에 구애받지 않는, 즉 걸식으로 먹고, 누더기 한벌에, 들에서 자는(지붕아래에서 자지 않음) 모든 세속을 털어버리는 수행법에서 두타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산행중 오늘 산행이 가장 어려웠다 벌써 어두워 졌으나 오늘 야행 대간길에 세가지 벗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 그 하나는 하늘에 별과 달이요.

그 둘은 눈길에 적혀있는 산객의 흔적이요 그러고 보니 딱 맞는 시귀가 있네~ 月白雪白 天地白(월백설백 천지백) 山深夜深 客愁深(산심야심 객수심) 달도 눈도 천지가 하얀데 산도 밤도 산객의 수심도 깊어라

그 셋은 먼저 가고오신 산객들이 달아 놓은 백두대간 리본이다 대간길이 어두워져도 길을 잃지만 않으면(그리고 춥지않고) 상관 없다 이 셋만 있으면 밤이 아무리 깊어도 마음은 편안하다. 타박타박 걷는다.

마지막 고개 햇댓등 두타산에서 댓재까지의 이 구간이 사실은 산객들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한다 (두타-1,243m-목통령-1,021m-1,028m-934m-명주목이-햇댓등-댓재) 지친 몸으로 이제 다왔나 했는데 아직도 6.3km의 구간을 대여섯 봉우리들을 마냥 오르고 내리고 해야한다

댓재 날머리에 내려서니 밤 9:30 산객들이 "이구간에서 넘는 산이 50여개"라고들 한다. 무려 14시간 30분을 걸어왔다. 댓재 휴게소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선다

선시를 읽다가 영상으로 풀이해 보았다 [봄바람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는 꽃]


[근산]
ㅇ 2009.4.2(목) 청량리 22:40 무궁화 열차 - 삼척역 도착 4.3(금) 04:00 / 18,500원
ㅇ 삼척역-9호광장 5거리 까지 걸어서 5분 - 훼밀리 마트에서 좌회전 50m방향 
    송정칼라 앞 시내버스 임계행(06:10)-백복령(06:55) / 1,400원
[산행]
ㅇ 백봉령780m(07:00)-1,022m봉-원방재730m(09:40)-상월산980m(11:08))
  -이기령840m(11:25))-갈미봉1,260m(13:30)-고적대1,354m(15:20)-청옥산1,404m(16:20)
  - 두타산1,354m(18:20)-통골령1,007m(19:15)-햇댓등(21:07)-댓재810m(21:30)
  - 29.1km / 14시간 30분 소요
 [민박] 댓재 휴게소 /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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