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단독종주/백두대간 산행기

백두대간 제6일차 구룡령~동대산~진고개/국공파와 대간파1

woosanje 2008. 11. 12. 21:58

2008. 11. 1(토) 백두대간 구간종주(6일차) 구룡령~진고개 / 국공파와 대간파 오늘 신행은 국공파를 피하기 위해 처음에는 늦게 시작하여 "점점 빠르게"해야 한다. [ 국공파와 대간파 1 ] 국공파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을 말하고 대간파는 백두대간 종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국공파는 산감이요 대간파는 산객이다." 옛날에 산감은 산에 나무하는 사람들을 감시했다 오늘날 산감은 산에 등산하는 사람들을 감시한다 예전에는 땔감을 해오지 않으면 살수가 없어서 주민들은 모두가 범법자였다 요즘에는 산을, 그것도 백두대간을 사랑하는 산객들의 일부만 범법자가 된다. 백두대간 심장부근의 구름위를 걷는 산행길 23.5km 구간 백두대간 구룡령(1,013m) 양양에서 출발한 버스가 구룡령 초입에 드니 산천은 단풍으로 절정이다가 구룡령 정상까지 아홉마리 용트림을 겪고 올라서니 영의 정상은 초겨울이다.

구룡령에 있는 산림전시관, 직원 한분이 나오더니 약수산까지 가느냐고 묻는다 진고개까지 간다고 하려다가, 통제구간이 생각나서 그 중간인 신배령까지 간다고 했더니 산행 시작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걱정해준다

산림전시관 오른쪽 들머리 - 산객을 환영해 주는 백두대간 리본

약수산을 향해 오르는 길은 가을과 겨울 사이의 풍경

약수산은 주위에 약수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불바라기 약수, 명개약수, 갈천약수 그리고 나무가지에도 약수?

[산몸살 감기몸살] 어제 금요일, 감기몸살중 치과에 다녀와 저녁먹으니 20시, 21시 넘어 집을 나섰다. 미쳤다 "감기몸살은 산에 가면 낫지만 산몸살은 집에 있으면 더하다" 바람이 따스한 낙엽을 모아 등산길에 뿌려 놓았다. 산님의 배려에 감기가 사라진다

서리가 내려 앉아있는 약수산 정상(1,306m)

[1,282m봉 가는 길에 백두대간 안내서]

[숲의 교향곡] 오늘은 바람이 매우 거센 날 바람의 연주에 풀잎들이 일제히 몸을 누인다 산의 교향곡에 "거역을 거역하는 풀잎"의 생존방식

[옷을 입고 벗는 법] 마늘봉(1,126.6m)에서 되돌아본 저 멀리 설악산 방향 풍경 "초록은 겨울을 나기위해 옷을 벗고 사람은 겨울을 나기위해 옷을 입는다 산천이 벗을 때는 바람이 이는 법"

백두대간 지도6. 구룡령~동대산~진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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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두로봉

 

두로봉~진고개

 

[꽃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추운 산속에 낙엽을 헤치고 피어있는 양지꽃 "양지만 있으면 꽃은 핀다"

백두대간 고됴표 구룡령-진고개 

응복산(1,359.6) 정상에서 뒤돌아 본 지나온 산과 멀리 설악산

[따로 또 같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모여있다 오늘 산행중에는 북진하는 산객(2인팀)을 딱 한번 만났다 백두대간 산객이 그리 많지 않다. 그들도 나의 하산길을 걱정해준다 백두대간 산행길에 어두운 하산길을 몇번 겪다보니 처음에는 무섭더니 이제는 밤의 적막속에서 도란거리는 정령들의 포근함을 느낄수 가 있다

여기도 양지꽃

보아줄 이 없는 겨울 산에서 하늘을 향해 소리치는 마가목 열매

지난 번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길에서 담아왔다가 논란이 분분했던 그 씨방 오늘은 확실히 물어보았다 "그대는 종덩굴꽃 씨방인가? 으아리꽃 씨방인가?" 씨방은 꽃이었던 추억으로 그냥 포근히 웃고만 있다.

숲속에 들어오는 햇살은 느낌만으로도 명상수준 오늘 산행여정중 신배령에서 두로봉까지가 국립공원에서 지정한 통제구역이다. 통제구역에 들어서니 하얀걸 보아도 가슴이 덜컹, 까만걸 보아도 가슴이 덜컹...국공파인가?

나를 애태웠던, 아니 모든 산객들의 애를 태우는 두로봉(1,421m) 정상

두로봉에 있는 산림감시초소. 숨을 죽인다. 어릴 때 숨바꼭질 하던 마음으로 살며시 다가간다. 국공파에게 걸리면 벌금 50만원. 그래도 지나가야 할길, 가만 다가서서 초소안을 보았다 초소 안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벌금은 면했지만 범법자라는 생각에 찜찜하다 멧돼지는 대간숲을 파헤치고 산객은 폭 50cm 외길을 걷기만 하는데 멧돼지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산객들 (실상은 추후 국공파와 대간파2에서) -국공파가 산을 지키다 내려가는 시간이 이 초소에서는 보통 15시 이전 그래야 저 아래 도로령까지 두시간, 상원사까지 내려가려면 더 걸리니까- 이 코스를 아침 늦게 시작해서 이제 빠른 속도로 산행해야 하지만 그래도 진고개에는 어두워서 떨어질 듯...

이미 늦은 시간, 황혼의 햇살을 받고 있는 차돌바위(1,242m)

오대산의 낙조, 산행길은 멀었는데 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대산이 황혼으로 불타고 있다.

어두워진 산행길. 초승달과 별이 길을 안내한다 -금을 사랑하면 별이 있는 곳을 모르게 된다 / 독일속담 -

상현으로 불어나고 있는 초승달과 샛별 적막강산, 칠흑의 어둠이 배어있는 절대고독 고독이 외로움이 아니라는 것을 산행하면서 알았다. 아무도 없이 그냥 혼자다.이 우주에 홀로 남겨진 느낌. 그것은 외경이다.

드디어 동대산1,433.5m) 오대산은 비로봉(1,563), 호령봉(1,561), 상왕봉(1,491), 방금 지나온 두로봉(1,421) 그리고 이 동대산과 함께 다섯 봉우리의 연꽃잎 보좌안에 적멸보궁이 있다고 해서 오대산이라고 한다.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은 백두대간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동대산에 어둠이 짙어 내려가는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한바퀴 돌며 랜턴불을 비추다 백두대간 리본을 찾았다

동대산에서 내려가는 1.9km 구간, 어두운 밤길. 숲에서 우는 바람소리는 귀곡성인양 보채는데 그저 하염없이 내려간다. 어느덧 진고개 고갯길을 지나는 차량의 불빛이 가끔씩 보이다가 사라진다. 등산은 가슴으로 하고 하산은 무릎으로 한다더니...

드디어 진고개 정상 휴게소 이곳도 문을 닫고,어둠속에서 화장실 불빛만 켜져있다. 어두운 밤에 살아있는 것은 하늘 뿐이다. 별들이 많기도 하다. 하늘에 별들의 소란스러움이 시작된다. 별하나 나하나 별둘 나둘 별하나 뚝딱 행주로 닦아 망태에 담아 동문에 걸고.../전래동요 이제 귀경길을 가늠해보며, 진부택시에 전화를 건다.

11.1(토) 구룡령~진고개 23.5km / 10시간 ㅇ구룡령(09:00) - 약수산(09:40) - 마늘봉(10:45) -응복산(12:00)-만월봉(12:33) - 1,210봉(13:00)-신배령(14:00) - 두로봉(15:20)-차돌바위(16:50) - 동대산(18:20) -진고개(19:15) 宇山(항아)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