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정사 한옥의 향기/체험-대목수 과정

단양한옥학교 19. 팔자 고쳐주는 대목수

woosanje 2013. 2. 16. 23:41

『 도전, 한옥 짓기』 체험 비망록 19

 

팔자를 고친다는 것은

사주팔자, 즉 태어난(생) 년월일시 여덟 팔자(字)를 고친다는 뜻도 있지만......

(을미년, 갑오삭, 병술일, 정묘시 에서 여덟자)

 

단양한옥학교 7기 대목수과정 19주차(2013.2.13~2.15)

1. 개판 치목 - 총 300개 완료

2. 기둥 인방재 홈 파기 실습.

3. 인방재 먹놓기 이해와 공부

4. 선자의 배신과 인생의 교훈

 

대목수들이 집을 넓게 짓는데서 유래한 팔자 고친다는 말도 있다.

좁은 집에서 살다가 크고 넓은 집에서 살게되는 것도 팔자 고친다고

말할 수 있다. 옛부터 집을 지을 때 한칸은 여덟자(8尺)를 말했다.

 

예를 들어 초가 삼간(칸, 間)은 안방 한칸, 건넌방 한칸, 그 사이에 부엌

한칸이  보통인데, 왕이 사는 궁궐이 아닌 민가에서는 아무리 잘 살아도

아흔아홉칸을 넘지 못하게 한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방한칸을 여덟자(약 2.4m)로 하면 너무 좁은 감이 있다

사방 한칸이 여덟자면 대략 1.74평 정도이다. 즉 팔자의 넓이다. 아무 살림

살이가 없다면 대자로 누워도 걸릴 것이 없지만, 현대에 와서는 팔자 한칸은

생활하기에 너무 좁다. 그래서 새로 짓는 한옥들은 대부분 팔자를 고쳐

아홉자, 열두자 그 이상으로 하여 평수가 많이 커졌다

대목수들은 어떤 사람이든지 일단 팔자를 크고 좋게 고쳐준다. 

 

- 학교에 복귀 -

선자 서까래를 치목하다가 손가락을 다쳐 4주 치료를 마치고

드디어 단양한옥학교로 복귀했다. 선자의 배신에 많은 교훈을 얻었다.

학교에 오니 반가운 사람들과 산하, 그리고 목향~

한달만에 보는 학교는 여전히 미동도 않고 있다.

교장 선생님에게 복귀 신고 및 한옥마을 입주문제를 상담하고

치목장을 찾으니 동기들이 정겹게 반겨준다

한바퀴 둘러보니 어느새 집한채분 치목을 거의 다 해놓았다.

 

- 단양 한옥마을 -

먼저 아침 일찍 차를 몰고서 대대리 한옥마을을 둘러보았다

1호 한옥이 벌써 창호를 달고 어엿해 졌다.

복실 강아지 두마리가 뛰어 나오더니 차 앞을 가로 막는다

한옥과 강아지가 주는 시골정취가 물씬 풍겨온다.

 

1호 한옥 뒤에는 우리 7기가 상량식까지 하고 서까래 공사 준비중인

3호 한옥이 아직 지붕을 얹지 못해 휑한 머리로 소백산 바람을 맞고 있다

3호 한옥 뒤에 자리한 터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내 남은 생을 보낼 가늠을 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동남방향을 바라보니 9봉팔문의 끝봉에서 보이는 삼각산

너머로 소백산 비로봉이 장엄하게 솟아 있고

소백산 북서능선에서 발원한 물이 새밭계곡을 지나 터 앞쪽으로

흐르고 있으니 이름하여 국망천이다.

 

산세는 어떠한가?

소백산 비로봉에서 분기한 일룡이 제1연화봉 지맥을 타고 흐르다가

이곳 한옥마을 뒷산에서 고개를 돌려 비로봉 조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바로 회룡고조의 산세가 아니던가?

 

수세는 어떠한가?

대대리 상류에 위치한 새밭계곡 한드미 쪽 마을과 구익 마을 양쪽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 합쳐 드넓게 들어오니 득수처가 풍부하고

한옥마을 앞을 지나 굽이져 남한강 넓은 물을 향해 꼬리를 감추면서도,

자기가 가는 모습, 즉 파수처가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좋은 자리라 할만하다. (풍수지리가는 절대 아니지만...)  

 

 

- 개판이다. 아니다 -

손가락이 아직 완쾌수준은 아니다

감각도 무디고 살짝 아프지만 가만 있으면 춥기도 해서 함께 일했다.

첫날은 자동대패로 개판을 치목했다. 모두 300개

지붕부재로 앉을 개판이지만 짧게 잘라서

도마를 만드는 것을 보니 목질이 아주 좋다. 음~ 아주 개판은 아니다.

- 발렌타인 데이의 착각 -

홍일점 김병숙 행정실장이 모두에게 처커릿?을 나누어 주었다.

" 음~나를 이렇게 좋아 했었구나" (누구나 다 같은 생각을...)

 

다음주 대대리 현장에 가기전

마지막으로 기둥 20개에 인방홈을 내었다

 

- 하인방 홈 내는 법 상세 - 

기둥은 8치*8치*9자 이상이다(24cm*24cm*2.7m 이상)

1. 기둥의 고유번호를 각각의 기둥 머리에 써 놓는다 (가~5)

- 기둥이 세워졌다고 가정하고 남쪽을 향한면에 표시한다

 

 

 2. 기둥의 길이를 재어 일일이 밑둥에 치수를 표시해 놓는다

3. 가장 작은 기둥을 기준으로 하여 하단에 기준선을 그린다

-기준선 아래 약 2치 여유를 준다-그레질로 수평맞출 여유

4. 기준선을 아랫금으로 하여 인방재 들어올 자리 먹 놓는다

- 도행판을 만들어 치수를 표시하는 이상균 교수의 시범

- 1치3푼*8치*깊이는 2치5푼 및 1치2푼

5. 먹선을 살리면서 전동톱과 전동드릴 및 끌을 이용 파낸다

6. 일제히 달려들어 열심히 작업하는 7기 동기 여러분 모습.

맞은편 치목장에서는 8기가 민도리집 모형 치목을 하고 있다

저 때가 좋았달까?

 

- 혜원과 달마 -

식당에 놀러온 혜원이와 달마 김창연 동기가 연 날리기를 하고 있다

정겨운 풍경이다. 혜원이는 혜림이의 언니라고 한다.

 

- 대목의 불판, 7기 8기 회식 -

8기 후배님들이 삼겹살 친목 회식을 준비했다

7기는 소백산 단고을 막걸리를 샀다

화력 좋은 불판이 삼겹살과 궁합이 맞는다

금수산과 말목산, 투구봉에 둘러 싸인 학교에

저녁 해어스름이 질 때까지 모두 술과 정에 취해 갔다.

 

 

 

 

 

 우리 7기 담당 이상균 교수가 춘삼월 꽃이 피는 때 늦 장가를 가신단다.

평창에서도 '개여울 아름다운' 곳, 미탄(美灘)에서 3.23(토)

신부는 아름다운 김 새별님

그리고 그날 결혼식 참석 후, 우리 7기들은 졸업여행 계획이 있다.

 

- 주방창, 욕실창, 일반창, 머름창에 상인방 중인방 홈 파기 -

이 홈파기는 이상균 교수님이 설명하면서 그려 놓은 칠판 도면으로 갈음한다

도면에 맞게 먹선을 놓고 세밀하게 작업하였다.

이 날 많은 부재가 들어오고, 치목장 뒤에 목재 저장고 상량식이 있었다

그와중에 상인방, 중인방 홈을 다 마무리하지 못했다

- 아래 도면을 일러스트로 그리려 했지만 주말이 너무 바쁘다 - 

 

 

 

손가락에 새 살점이 붙기 시작한다. 어제 오늘 끌질 망치질 하느라

스트레스 해소겸 18, 18하며 두들겼더니 아픈 손가락이 조금씩 저려온다.

 

많은 동기들이 주말에 소목과정을 밟느라 집에도 못가는데

나는 살짝 나와서 차를 타고 귀경길에 올랐다.

오는 일요일에 있을 대대리 한옥마을 입주자 회의에

항아와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귀촌의 꿈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