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에서 내려 온 끝단풍에게
인생 가을학점을 묻는다.
-過冬草木 更逢春-
소백을 바라보며 여름을 지난 앞마당에도
끝단풍 따라 가을이 내려왔다.
봄철쭉도 갈단풍이 되었고
화화나무옆 붉게 타는 단풍따라
손님방 아궁이도 빨갛게 타오른다
처마에는 항아가 좋아하는 곶감도 달아 놓았는데
홍실앞 홍매화는 언제나 보옴.
별채 벽화로 모란을 그려 보았다.
(작업중 지나가던 청춘들이 엄지 척 해준다)
때묻은 꽃살 창호지 벗겨내고
도타운 한지 새로 입혀주니
주련에 새긴 일유합 월유합과도 어울려 보인다.
우산정사에 끝단풍 내려오니
내인생도 가을학기라는 생각이 사무친다
이제 서서히 졸업을 준비해야 하는가
항아가 어느 식당에서 본 나무 화분(구유)이 좋더라기에
통나무 깎아 만들었는데, 집에 마당 정원이 있으니 화분은 냉대받는다.
글을 새겨 넣어 거실에 놓았다.
-過冬草木 更逢春(과동초목 갱봉춘)-
겨울을 나는 초목이 다시 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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